부활의 계절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심으로써 인간을 공포로 움츠러들게 만들었던, 싸워 볼 의지조차 갖지 못했던 죽음은 극복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셔도 그 부활을 내게 주신 부활로 누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님의 부활이 나의 부활이 되는 것은 오직 부활을 믿는 믿음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억지로 믿고, 안 믿어져도 의지만 가지면 부활 믿음이 생기는 것일까요?
믿음은 하나님과의 관계성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하나님과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내 의지로만 믿는 믿음은 성경적 믿음이 아닙니다. 그 믿음은 자칫 독선적이고 율법적인 믿음이 됩니다. 좋은 믿음은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말씀을 상고하고 깊이 있게 교제할 때 만들어집니다.
부활 믿음에서 전제되는 것은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십자가에서 고난 받으신 주님을 생각하고, 그분의 고난에 참여하고, 그 분과 인격적 교제를 가질 때 부활 믿음이 생겨나는 것이죠. 사실 부활이 영광을 누리는 것이라고 한다면 고난은 아픔을 짊어지는 것이죠. 바울은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때문에, 그리스도를 위하여'를 신앙의 슬로건으로 삼았습니다. 그 슬로건에 나타난 신앙은 십자가 신앙이었습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짊어지면서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말합니다. 그의 부활 신앙은 바로 이 십자가 죽음의 고백에서 꽃을 피웁니다. '날마다 죽기 때문에 날마다 살아난다'는 믿음이 가능하게 된 거죠.
주님과 함께 고난 받는 사람은 주님과 함께 부활합니다. 고난을 따로 떼어놓고 부활 만으로는 주님과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없습니다. 오직 십자가만이 진정한 부활을 가능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