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성찬은 주님께서 친히 제정하신 은혜의 예식입니다. 바울은 성찬의 전승을 '주께 받은 것'이라고 밝히고, 그날을 '잡히시던 밤'으로 기억합니다. 주님은 배반과 고난이 다가오는 시간에 제자들에게 떡을 떼어 주시며 '너희를 위하는 내 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찬은 우리가 얼마나 신실한지를 드러내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신 주님의 사랑을 다시 바라보는 자리입니다.
2)잔은 주님의 피로 세우신 새 언약을 가리킵니다. 하나님은 죄를 용서하시고 자기 백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시겠다고 약속하셨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신의 죽음을 통해 그 길을 여셨습니다. 새 언약 안에 있는 사람은 은혜를 받기 위해 선행을 쌓는 것이 아니라, 이미 받은 은혜에 응답하여 용서와 정직과 순종의 열매를 맺습니다. 성찬의 의미는 예배당을 떠난 뒤의 일상에서도 이어져야 합니다.
3)성찬은 우리를 한 몸으로 부르는 공동체의 식탁입니다. 고린도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주의 만찬을 행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을 소외시키고 서로를 차별했던 데 있었습니다. 바울은 이런 모임을 엄중히 책망합니다. 한 떡에 참여하는 우리는 모두 같은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며, 교회 안에서 약한 사람과 외로운 사람을 돌아보고 상처 입은 관계를 회복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4)성찬에 앞서 자신을 살피라는 말씀은 죄 없는 완전한 사람만 참여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주님의 십자가와 그 몸 된 공동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자신의 죄와 교만과 무관심을 정직하게 돌아보라는 권면입니다. 참된 성찰은 자기비난에 머무르지 않고 회개와 믿음을 통해 주님의 은혜로 돌아가게 합니다. 주님의 몸을 분별하는 마음은 이웃을 존중하는 태도로 드러나야 합니다
5)성찬은 과거의 십자가를 기억할 뿐 아니라 주께서 다시 오실 날을 바라보는 예식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떡을 먹고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성찬에는 회개만이 아니라 감사와 소망이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역사의 완성이 주님께 있음을 믿고, 받은 은혜를 일상에서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삶에 적용】
오늘 성찬에 참여하며 주님께서 나를 위해 내어주신 사랑을 조용히 기억합시다. 자신의 허물과 굳어진 마음을 정직하게 살피고, 용서하거나 먼저 다가가야 할 사람을 떠올려 봅시다. 이번 한 주에는 주변의 연약한 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돌보고, 주님의 은혜에 합당한 말과 행동으로 살아갑시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소망이 오늘 맡겨진 자리에서의 성실한 순종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