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입니다. 한 살 더 나이가 들었습니다. 이제는 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만 나이를 사용하지만 으레 해가 바뀌면 세월의 무게가 한겹 더 쌓이는 느낌입니다.
두 개의 사자성어를 생각해 봅니다. 1)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이 바로 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어떤 분야든 기본이 중요하죠. 특히 믿음이 그렇습니다. 기본이 갖추어진 믿음은 한 개인의 인격과 삶을 가치있게 만듭니다. 좋은 믿음이 좋은 인격을 낳습니다. 오늘 한국교회에 꼭 필요한 것이죠. 믿음이 인격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그 믿음은 기본 없는 믿음이란 게 입증되고 그 믿음은 신앙적 혼란을 야기하고 공동체적 불편을 만들어 내곤 합니다.
2) 절문근사(切問近思). 절실한 마음으로 묻고 가까운 것부터 깊이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하면 조금 더 심도있게 되고 나와 이웃을 배려하게 됩니다.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하나님께 묻는 것, 이것이 기도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는 자기의 말만 하는 일방성을 갖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물을 뿐 아니라 주시는 말씀을 듣고, 깊이 생각하고, 행하려고 힘씁니다.
먼저 가까운 것을 보아야 합니다. 바로 앞에 있는 땅을 보아야 돌부리에 채이지 않는 법이죠. 먼 데 있는 것에 가기 위하여서는 가까운 것을 잘 보아야 합니다. 목표로 하는 비전을 이루려면 지금 현재 눈 앞에 있는 것에 신실해야 합니다.
나에게 가장 가까운 것이 과연 무언가요? 바로 '나'입니다. 모세는 “내가 누구이기에 바로에게 가며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리이까”(출 3:11) 하였고, 예레미야는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니이다“(렘 1:6), 바울은 “죄인 중에 내가 괴수”(딤전 1:15)라고 말하죠. 이들은 모두 하나님 앞에서 자기를 잘 살필 줄 알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비전을 잘 이루어 냈습니다.
이 한 해, 나의 기본을 바로 세운다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다른 어떤 곳이 아니라 나부터 깊이 살피는 믿음을 가진다면 우리는 보다 가치있는 믿음의 삶을 일구어 낼 수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의 삶 속에 하나님의 '어진 사랑'(헤세드)이 가득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