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양을 먹이십시오
(요 21:15~22)
기류가 달라졌습니다. 십자가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외형상 같지만, 분위기와 감동은 다릅니다. 하늘에는 부활의 서광이 비추고, 땅에는 그 여운이 드리워졌습니다. 참 빛이신 예수님은 세상의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오셨고, 부활하심으로 그 빛이 온 세상에 퍼졌습니다.
1)예수님은 디베랴 호수에서 제자들과 조반을 나누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한 이 식사는 감격과 은혜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들뜨지 않고 평안히 주님 앞에 앉아 있었고, 이는 기적에 묻히지 않고 현실에서 믿음을 붙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2)예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할 것을 말씀하시죠. 이것이 진정한 우선순위입니다.
3)오늘날 많은 이들이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깎아내리지만, 인생은 남이 아닌 내가 주체가 되어 하나님 인도하심 따라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감사와 자족은 행복한 신앙과 삶의 중요한 바탕이 됩니다.
4)부활하신 예수님을 뵈었음에도 제자들은 더 이상 들뜨거나 흥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절제하며 평안히 조반 앞에 앉습니다. 이는 성령의 열매 중 하나인 절제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절제가 없는 열매는 오히려 왜곡될 수 있기에, 제자들은 이제 절제 속에서 진정한 성숙을 드러냅니다.
5)조반 후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세 번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처음 두 번은 아가페(신적인 사랑)를 묻는 질문이었고, 세 번째는 필리아(친구의 사랑)로 바꾸어 물으십니다. 베드로는 일관되게 ‘친구처럼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근심합니다. 이전의 자신감 넘친 고백과 달리, 겸손히 진실된 고백을 드립니다.
6)베드로는 자신의 부인을 인정하며, 이전의 육적인 교만에서 벗어나 영적인 겸손으로 나아갑니다. 이에 예수님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는 사명을 맡기십니다.
7)이제 제자들은 주님의 말씀을 진심으로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외적인 열심보다 내적인 깨어남과 겸손이 먼저임을 보여줍니다. 주님의 시선은 자기를 낮춘 이에게 머뭅니다.
【삶에 적용】
1) “내 양을 먹이라”는 말씀은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한 명령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 뜻을 알고 살아갈 때 하나님 나라는 이 땅에 세워집니다.
2)베드로의 고백은 겸손한 자의 고백입니다. ‘저는 신적인 사랑으로 고백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주님을 친구처럼 사랑합니다’라는 정직한 고백이 진정한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